인도 마디야 프라데시 주에 위치한 카주라호 기념물군은 인도의 가장 눈부신 문화 유산 중 하나입니다. 정교한 조각, 건축학적 정밀함, 그리고 영적인 상징성으로 유명한 이 사원군은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원들이 어떻게 전 세계적인 유산으로 인정받게 되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카주라호가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 가지 핵심 이유를 소개합니다.
중부 인도에 자리한 카주라호는 찬델라 왕조 시대의 예술적 정수를 보여주며, 고대 인도 사회가 종교, 예술, 감각적 삶을 어떻게 조화롭게 받아들였는 지를 엿볼 수 있는 드문 장소입니다. 아래는 유네스코 지정 배경이 된 세 가지 주요 이유입니다.
1. 건축적 탁월성과 설계 혁신
카주라호 사원은 설계와 구조 기술 면에서 걸작이라 평가받습니다. 950년에서 1050년 사이, 찬델라 왕들이 건립한 이 사원들은 높은 첨탑, 정교한 외벽 조각, 대칭적인 평면 설계로 특징지어지는 나가라 양식 건축을 따릅니다. 1,00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원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뛰어난 건축 기술을 방증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천문학적 원리에 따라 정렬된 구조입니다. 많은 사원들이 태양과 주요 방향에 정확히 맞춰져 있어, 고대 인도에서의 과학과 우주론에 대한 이해 수준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보여줍니다. 건축에 사용된 사암은 조각하기 쉬우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 높은 수준의 디테일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2. 유례없는 예술적 표현
카주라호 사원의 가장 유명한 특징은 정교한 조각 예술입니다. 외벽, 천장, 기둥 등에 걸쳐 신과 여신, 무용수, 음악가, 일상생활 장면, 그리고 감각적인 조각들이 펼쳐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에로틱 조각들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조각의 약 10% 정도입니다.
이 조각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찬델라 시대 사람들의 삶과 신앙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감각적인 조각들조차도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탄트라 철학에서 말하는 영혼(Atman)과 절대자(Brahman)의 합일을 상징한다고 해석됩니다. 당시 사회는 육체와 정신, 현실과 영성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며 열린 사고를 지녔던 것으로 보입니다.
3.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지속성
카주라호는 단순한 건축물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인도 종교와 문화의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합니다. 원래는 85개 이상의 사원으로 구성된 대규모 종교 단지였으며, 현재는 그중 25개 정도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사원들은 힌두교뿐 아니라 자이나교 유산도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종교가 공존했던 사회적 배경을 보여줍니다.
찬델라 왕조가 쇠퇴한 이후에도 카주라호는 완전히 버려지지 않았습니다. 순례자, 학자, 그리고 후대의 고고학자들이 이 유산의 가치를 계속 인식하며 보존해 왔습니다. 오늘날 카주라호는 종교적 성지일 뿐만 아니라 문화 관광의 중심지로, 매년 열리는 전통 무용 축제를 통해 전 세계 관광객을 끌어들입니다.
유네스코는 카주라호를 단지 아름다운 조각 예술 때문만이 아니라, 예술·정신성·과학이 조화를 이루는 인류 문명의 귀중한 증거로 보아 세계유산으로 지정했습니다. 이 사원군은 인도의 과거를 잇는 중요한 문화 유산이며, 그 다양성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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