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수랏타니에서 열리는 착프라(Chak Phra) 축제는 시각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동시에 정신적으로도 깊은 의미를 지닌 행사 중 하나입니다. 매년 불교의 안거가 끝난 후 열리는 이 축제는 부처님께서 천상에서 지상으로 돌아오신 날을 기념합니다. 이 축제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바로 화려하게 장식된 부처상이 마치 물 위를 걷는 듯 강을 따라 행진하는 모습입니다.
이 글에서는 수상 행렬의 기원, 의식, 그리고 오늘날의 의미를 살펴보며 수랏타니의 이 특별한 축제가 어떻게 영적인 감동을 선사하는지 소개합니다.
착프라 축제는 단순한 종교행사가 아니라, 믿음, 예술, 공동체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살아 있는 전통입니다.
착프라의 의미: ‘부처를 끌다’
‘착프라(Chak Phra)’는 문자 그대로 ‘부처를 끌다’는 뜻입니다. 이 전통은 부처님이 삼개월 동안 어머니에게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천상에 머문 뒤, 지상으로 다시 내려오신 사건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러한 부처의 귀환을 기리며, 육지와 수상에서 장식된 부처상을 끌며 행진하는 의식을 거행합니다.
수랏타니에서는 이 귀환을 독특하게 표현합니다. 부처상을 배 위에 올려 따피(Tapi) 강을 따라 띄우며, 길을 따라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립니다.
수상 퍼레이드: 강 위의 떠다니는 사원들
수랏타니 착프라 축제의 백미는 단연 수상 퍼레이드입니다. 정교하게 꾸며진 배들은 마치 떠다니는 사원처럼 보이며, 각각의 배에는 부처상이 모셔집니다. 승려들과 일반 신자들이 함께 배에 오르며, 기도문을 암송하고 전통 음악이 울려 퍼집니다. 절 안이 아닌, 강 위에서 부처님이 행진하는 이 장면은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광경입니다.
이런 수상 행렬은 태국의 다른 지역보다 수랏타니 착프라 축제를 더욱 독창적이고 인상 깊게 만듭니다.
배의 디자인과 상징성
축제에서 사용되는 각 배는 그 자체로 예술작품입니다. 용 조각, 연꽃 문양, 황금 장식물 등으로 꾸며진 배들은 하나같이 경외심을 자아냅니다. 대부분의 배는 불교 우주관 속 신화 속 존재를 표현하는데, 예를 들어 나가(용신)나 가루다(하늘의 새)가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상징은 모두 복을 부르고, 재앙을 막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배들은 몇 주에 걸쳐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지역 장인들과 사원 공동체의 자부심이 담겨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
수랏타니 전체가 이 축제에 참여합니다. 가족들은 강가에 모여 배에 탄 승려들에게 공양을 드리며 공덕을 쌓습니다. 학생들은 전통 무용 공연에 참여하고, 상인들은 코코넛 팬케이크부터 수공예품까지 다양한 물건을 판매합니다. 많은 이들에게 이 날은 종교적인 의미뿐 아니라, 공동체와 기쁨을 나누는 문화 축제입니다.
노인들은 전통을 전수하고, 청년들은 이를 이어받으며 세대 간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물 위의 불교: 살아 있는 은유
부처님이 강을 따라 떠다니는 장면은 단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깊은 상징을 품고 있습니다. 불교에서 물은 종종 정화, 재생, 생명의 흐름을 의미합니다. 착프라의 수상 퍼레이드는 이러한 의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뿐 아니라 수랏타니의 땅과 물 자체에 축복을 전하는 의식입니다.
외국인 방문객들에게도 이 경험은 신성함과 장관이 하나로 어우러진 잊지 못할 순간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