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로시오는 단순한 종교 축제가 아닙니다. 이곳은 안달루시아인의 정체성과 신앙, 공동체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매년 수십만 명의 순례자들이 스페인 웨엘바 주의 작은 마을 엘 로시오로 향하며, 이곳에서 ‘로시오의 성모’에 대한 깊은 신심을 표현합니다. 그러나 성대한 행렬과 전통 플라멩코 의상 뒤에는 훨씬 더 개인적인 무언가가 존재합니다. 바로 나눔의 이야기들, 친절한 손길, 그리고 여정 중에 맺어진 진심 어린 연결들입니다.
저는 최근 엘 로시오 순례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단순한 관광객이 아닌 한 사람의 여행자로서 현지인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이 글은 그 여정에서 느낀 감동과 따뜻함을 여러분께 전하고자 씁니다.
엘 로시오가 특별한 이유
"라 로마리아 델 로시오(La Romería del Rocío)"로 불리는 이 순례는 오순절 시기를 중심으로 며칠간 이어집니다. 순례자들은 도보, 말, 장식된 수레를 타고 각 지역의 '에르만다드(Hermandad, 신도회)'와 함께 엘 로시오 마을로 향합니다. 이들은 함께 노래하고 기도하며 야외에서 캠핑하며 여정을 이어갑니다. 그 절정은 수십만 명이 마을에 모이는 대규모 집회입니다.
종교적 의미가 중심이지만, 이 축제를 독특하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지역 주민들과 나누는 온정, 음악, 음식, 그리고 감정의 개방성입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기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만나기 위해 옵니다.
마을은 마음을 열어 환영합니다
도착하자마자 저는 형식적인 환영이 아닌, 현지 가족의 진심 어린 “¡Bienvenido!” 인사를 받았습니다. 그들은 20년 넘게 순례를 다녀온 가족이었고, 직접 만든 가스파초, 스페인식 또르띠야, 그리고 현지 와인을 함께 나누자고 초대해주었습니다.
해가 지자 캠프에는 기타 소리와 자발적인 노래가 울려 퍼졌습니다. 형형색색의 플라멩코 드레스를 입은 카르멘이라는 여성이 세비야나스(전통 춤)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제가 몇 번 발을 헛디디자 그녀는 웃으며, 이 춤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리는 방식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라 로마리아를 빠진 적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작지만 깊이 있는 순간들은 유리 진열장 속의 전통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엘 로시오의 영혼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슴을 울린 순간들
어느 날 밤, 촛불 행진 중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한 노인을 보았습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그는 올해가 자신의 50번째 순례이며, 아내 없이 처음으로 걷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내 옆에서 걷고 있어요.”라는 그의 말은 찬트 소리 속에서 조용히 울려 퍼졌습니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십 대 청소년들이 깊은 모래 속에서 멈춰 선 수레를 밀며 도우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은 함께 웃고 노래하며 하나의 팀처럼 움직였습니다. 계층도, 차별도 없는 공동의 목적과 기쁨이었습니다.
현지인들이 만드는 특별함
엘 로시오의 지역 주민들과 주변 지역에서 온 순례자들은 외지인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수준이 아니라, 진심으로 껴안아 줍니다. 그들의 관대함은 형식이 아니라 신앙에서 비롯됩니다. 낯선 이에게 물을 건네고, 수레 안의 아이들에게 자장가를 불러주고, “혹시 모를 누군가”를 위해 늘 음식을 더 준비하는 모습은 모두 ‘순례는 함께하는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그들의 겸손함이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도움을 꺼리거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나이, 배경, 직업에 관계없이 모두가 하나의 인간적 흐름 속에 있었습니다.
연결을 원한다면 참고할 팁
- 간단한 스페인어 인사 익히기: 짧은 말 한마디가 마음을 엽니다.
- 시간을 여유롭게 쓰기: 캠프에서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나누며, 초대는 주저하지 말고 받아들이세요.
- 종교적 요소를 존중하기: 많은 이들에게 이 여정은 매우 신성한 경험입니다.
- 나눔을 준비하기: 와인 한 병, 이야기 하나, 춤 한 곡도 훌륭한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생각
엘 로시오는 저를 변화시켰습니다. 화려함이나 규모 때문이 아니라, 제가 만난 친절 덕분입니다. 효율성과 고립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 순례는 함께한 경험과 공동의 노래, 달빛 아래 속삭이는 기도의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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